아이는 이미 안다. 세상이 때로 무섭고, 사람들이 때로 잔인하며, 자신의 마음속에도 어두운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민담은 이 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을 마주하고, 이름 붙이고, 극복할 수 있는 언어를 제공한다.
매일 밤 민담을 읽어주는 행위는 단순히 잠자리 의례가 아니다. 그것은 아이에게 인류가 수천 년간 축적한 심리적 지혜를 전달하는 의식이다. 우리는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어두운 숲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늑대를 만나고, 마녀와 맞서고, 보물을 찾아 돌아온다. 이 여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내면을 탐험하고, 두려움을 이해하며, 결국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는다.
현대 사회는 아이들에게 '동심천사주의'를 강요한다. 아이는 항상 밝고 순수해야 하며, 부정적 감정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아이를 더 취약하게 만드는 길이다. 민담은 이 거짓된 이상을 파괴하고, 아이에게 진실을 말한다. "네 안에 어둠이 있는 건 당연해. 중요한 건 그것과 어떻게 싸우느냐야."
민담을 읽어주는 부모는 아이에게 가장 귀한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장난감도 아니고, 지식도 아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 화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신의 그림자를 직면하고, 내면의 혼돈을 질서로 바꾸며, 시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오늘 밤, 아이의 머리맡에 앉아 그림형제의 책을 펼쳐라. 늑대가 할머니를 삼키는 장면을 읽어줄 때 주저하지 마라. 그것은 잔혹함이 아니라, 수천 년간 검증된 인류의 지혜다. 아이가 무서워하거든 손을 잡아주고, 함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지켜보라. 그리고 말해주라. "봐, 결국 모든 게 괜찮아졌지? 너도 할 수 있어."
민담은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진실을 가르친다. 인생은 쉽지 않지만, 우리는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어둠은 존재하지만, 빛은 그것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수천 년 전 조상들도, 지금의 우리도, 같은 두려움과 같은 희망을 품고 살아왔다는 것을.
이것이 우리가 매일 밤 아이에게 그림형제의 민담을 읽어줘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