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정서’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쁨,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의 ‘종류’가 아니라, 감정이 표현되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신나게 대화할 때를 떠올려 보십시오. 목소리 톤은 점점 높아지고(고조), 말의 속도는 빨라지며(템포), 제스처는 커집니다(강도). 이처럼 감정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리듬과 강약, 속도와 같은 역동적인 형태가 바로 감각정서입니다. 스턴은 우리가 언어가 아닌, 바로 이 ‘살아있음의 음악적 형태’를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보았습니다. 한 사람이 흥분하면 맞은편 사람도 들뜨게 되고, 한 사람이 차분히 가라앉으면 상대방도 차분해지는 것은 바로 이 감각정서가 서로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감각정서를 바탕으로 서로의 마음을 맞추어 나가는 과정을 스턴은 ‘정서 조율(affect attunement)’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는 상대방의 감정을 똑같이 복제하는 ‘공감’과는 조금 다릅니다. 정서 조율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악기들이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완벽한 화음을 만들어내듯, 상대방의 감정적 리듬에 나의 행동적 리듬을 맞추는 행위입니다. 아이가 “와!” 하고 짧고 강하게 외치며 기뻐할 때,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읽고 환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힘차게 끄덕여주는 행동이 바로 정서 조율의 아름다운 예시입니다. 엄마는 아이의 목소리를 흉내 내지 않았지만, 기쁨이라는 감각정서의 ‘리듬’을 정확히 포착하여 ‘표정’이라는 다른 악기로 함께 연주해 준 것입니다. 이 조율의 순간, 우리는 언어를 넘어선 깊은 연결과 이해를 경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