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더 좋은 집, 더 멋진 차, 더 여유로운 여행… 더 많은 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대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하자, 제가 마주한 것은 행복의 부재가 아닌, 생존에 대한 원초적인 '불안'이었습니다. 행복을 느낄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더. 막연한 불안감에 잠식당해 버린 것이죠. 사무실 월세 낼 날짜가 다가오고, 대출 상환에 카드값 결제일이 코앞으로 닥쳐올 때마다 ‘다음 달은 어떻게 버텨야 하나?’, ‘갑자기 아프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이런 생각에 불면으로 고통받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재미있는 영화를 봐도 마음 한편의 불안은 절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네 명의 자녀들과 함께 행복해야 할 시간에도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웠습니다.
"돈은 행복을 '더' 많이 느끼게 하는 것보다, 불행과 불안을 '덜' 느끼게 하는 데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라는 말 속에 정답이 있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돈이 없어서 '불안'했던 것이었습니다.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기 이전에,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본능이 먼저 작동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