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물질과 교감하라. 현대인은 점점 더 물질 세계와 단절되고 있다. 우리는 스크린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고, 버튼을 눌러 원하는 것을 얻는다. 하지만 진정한 상상력은 물질과의 직접적인 만남에서 시작된다. 불을 피워보라. 물가에 앉아 물을 바라보라. 흙을 만져보라. 바람을 느껴보라. 이런 원초적 경험들이 우리의 몽상을 일깨운다.
둘째, 몽상의 시간을 가져라.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우리를 바쁘게 만든다. 생산성, 효율성, 성과. 하지만 진정한 창조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서 탄생한다. 몽상은 비생산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가장 생산적인 시간이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아무 목적 없이 창밖을 바라보거나, 산책을 하거나, 명상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라. 그 시간 동안 떠오르는 이미지들에 주의를 기울여라.
셋째, 시를 읽고 예술을 감상하라. 바슐라르는 시야말로 인간 상상력의 정수라고 믿었다. 시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도구적 언어와 다르다. 시적 언어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한 편의 좋은 시는 우리의 의식에 불꽃을 일으킨다. 그림, 음악, 영화 등 모든 예술 작품도 마찬가지다. 예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보는 법을 가르쳐준다.
넷째,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라. 『공간의 시학』에서 바슐라르는 집, 다락방, 지하실, 둥지, 조개껍데기 같은 친밀한 공간들이 어떻게 우리의 상상력을 보호하고 키우는지 분석했다. 현대인은 점점 더 공간을 상실하고 있다. 작은 아파트, 공유 오피스, 카페. 하지만 우리에게는 진정으로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그곳은 물리적으로 크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그곳이 외부 세계의 소음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내 몽상을 펼칠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슐라르의 철학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상상력의 정당화'다. 현대 사회는 상상력을 비생산적이고 유치한 것으로 치부한다. 어른이 되면 현실을 직시하고 실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하지만 바슐라르는 말한다. 상상력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이며, 우리를 진정으로 살아있게 만드는 힘이라고. 과학이 세계를 설명한다면, 상상력은 세계를 창조한다. 과학이 '있는 것'을 탐구한다면, 상상력은 '있을 수 있는 것'을 꿈꾼다.
의식의 불꽃은 여전히 우리 안에 있다. 다만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어 꺼질 듯 희미해졌을 뿐이다. 바슐라르는 우리에게 그 불꽃을 다시 살리라고 권한다. 물질과 교감하고, 몽상에 빠지고, 시를 읽고,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면서.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존재가 된다. 그것이 바로 인간답게 사는 것이며, 바슐라르가 평생을 걸고 우리에게 전하려 했던 메시지다.
이제 우리 차례다. 오늘 밤, 불을 바라보거나 물가를 거닐거나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리 의식 속에서 어떤 불꽃이 타오르는지 느껴보자. 그 불꽃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어떤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지 기대하며. 바슐라르의 말처럼, "이미지는 의식의 불꽃"이며, 그 불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안에서 타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